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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예상매출을 쓰지 않기로 했나

창업 미디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숫자가 예상매출입니다. 창업성지 저널은 그 숫자를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 대신 무엇을 싣는지 적습니다.

가장 잘 팔리는 숫자

창업 콘텐츠를 만들어 본 사람은 압니다. 조회수가 가장 잘 나오는 숫자는 예상매출입니다. "월 매출 4천", "순익 천만 원" 같은 문구가 들어간 소재는 그렇지 않은 소재보다 클릭이 몇 배로 나옵니다. 상담 전환도 잘 됩니다. 사람들이 알고 싶은 건 결국 "내가 얼마를 벌 수 있느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시장에는 예상매출이 넘칩니다. 본부 브로슈어에도 있고, 가맹 상담 자료에도 있고, 창업 커뮤니티 후기에도 있습니다. 대부분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적혀 있습니다. "OO점 실제 사례"라거나 "상위 매장 기준"이라는 단서를 붙이는 식입니다.

창업성지 저널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정한 원칙이 이것을 쓰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광고 수익을 스스로 깎는 결정입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정한 이유를 적어두려고 합니다. 앞으로 이 매체가 흔들릴 때 돌아와서 읽을 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유 ① — 평균은 존재하지 않는 매장의 숫자입니다

예상매출은 보통 평균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의 매출 분포는 정규분포가 아닙니다. 소수의 아주 잘 되는 매장과 다수의 평범한 매장, 그리고 꼬리에 붙은 어려운 매장으로 갈라집니다. 이런 분포에서 평균은 중간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상위 매장 쪽으로 끌려갑니다.

그러니까 "평균 월 매출 3천"이라는 문장을 읽고 내 매장이 3천쯤 나오겠구나 생각하면, 이미 한 번 속은 겁니다. 정직하게 쓰려면 중앙값과 하위 25% 구간을 같이 보여줘야 하는데, 그건 광고에 쓸 수 없는 숫자입니다.

매출 분포가 한쪽으로 쏠린 시장에서 평균은 중간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잘 되는 쪽으로 끌려갑니다.

이유 ② — 같은 브랜드에서 가장 큰 변수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이건 본부 쪽 일을 하면서 확인한 겁니다. 같은 브랜드, 같은 매뉴얼, 같은 공급망인데 매장 간 매출이 몇 배씩 차이 납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건 브랜드력이 아니라 입지, 면적, 주차, 층수, 그리고 운영자였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드 단위로 붙는 예상매출은 정보로서 가치가 거의 없습니다. 가장 큰 변수들을 다 지운 뒤에 남은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려는 자리의 조건이 들어가지 않은 매출 전망은, 남의 집 전기요금을 보고 우리 집 요금을 예상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상담에서 매출 질문을 받으면 항상 되묻는 게 있습니다. "어느 자리를 보고 계십니까?"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는 매출 숫자는 전부 소설입니다. 저는 소설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유 ③ — 틀렸을 때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예상매출이 빗나갔을 때 손해를 보는 사람은 점주입니다. 숫자를 제시한 쪽은 대개 책임지지 않습니다. "예상일 뿐"이라는 단서가 앞뒤에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법이 예상매출액 산정서에 엄격한 요건을 두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제도는 이미 이 숫자가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도가 규제하는 건 가맹본부의 제시 행위이고, 미디어가 전하는 숫자는 그 규제 밖에서 훨씬 자유롭게 떠다닙니다.

저는 미디어가 그 틈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임지지 않을 숫자를 팔아서 버는 돈은, 결국 누군가의 퇴직금에서 나옵니다.

그러면 무엇을 싣는가

예상매출을 빼면 콘텐츠가 밋밋해집니다. 그래서 대신 넣기로 한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 공시된 숫자만 씁니다. 정보공개서에 공시된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씁니다. 다만 그건 "이미 영업 중인 매장들의 지난해 평균"이지 "당신 매장의 전망"이 아니라는 문장을 항상 옆에 붙입니다. 같은 숫자라도 어떤 문장과 함께 놓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정보가 됩니다.

둘째, 매출 대신 비용 구조를 씁니다. 매출은 예측할 수 없지만 비용은 계약 시점에 대부분 확정됩니다. 그래서 필수 품목 마진이 어디에 붙는지, 재시공 의무가 몇 년 주기인지, 위약금 조항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씁니다. 재미없는 대신 틀리지 않는 정보입니다.

셋째, 판단의 기준을 씁니다. 숫자를 대신 읽어주는 대신, 어떤 숫자를 어떤 순서로 봐야 하는지를 공개합니다. 브랜드 점수의 배점표를 그대로 공개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산식을 숨기면 점수를 신뢰할 근거가 없습니다.

이 원칙이 비싸다는 것도 압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결정은 매출을 깎습니다. 예상매출을 넣은 소재가 훨씬 잘 팔린다는 걸 저는 광고를 집행해보고 알았습니다. 그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 선을 지키려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창업 결정은 대부분 한 번뿐이고, 되돌리는 비용이 큽니다. 한 번뿐인 결정을 도와주겠다고 나선 매체가 틀릴 수 있는 숫자를 팔면, 그 매체는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창업 결정은 대개 한 번뿐이고 되돌리는 비용이 큽니다. 그런 결정을 돕겠다는 매체가 틀릴 수 있는 숫자를 팔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독자에게 부탁드리는 것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 한 가지만 부탁드립니다. 어디서든 창업 매출 숫자를 보시면 세 가지를 확인해 주세요.

출처가 어디인지 — 공시 자료인지, 본부 자료인지, 누군가의 후기인지. 무엇의 평균인지 — 전체인지, 상위인지, 특정 지역인지. 그리고 언제 숫자인지 — 작년인지, 3년 전인지.

이 세 가지를 확인할 수 없는 숫자는 숫자가 아니라 광고 문구입니다. 저희 기사에서도 그 세 가지가 빠져 있으면 지적해 주십시오. 지적받으면 고치겠습니다.

오픈런랩스 CSO · 제이와이베스트 대표

프랜차이즈 본부와 가맹점 양쪽을 다 해봤습니다. 컨설팅으로 본부의 숫자를 들여다봤고, 직접 매장을 열어 그 숫자가 현장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봤습니다. 정보공개서에 적힌 것과 실제로 남는 돈 사이의 간격을 쓰는 것이 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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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 공시 자료를 기준으로 하며, 본사 제공 자료가 아닙니다. 예상매출은 표기하지 않습니다.